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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사랑비

사랑비, 가슴 아픈 이별 속에서 빛난 윤아와 장근석의 명품 감정연기




본격적으로 중년의 서인하와 김윤희의 로맨스가 그려지면서 점차 드라마의 갈등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사랑비는 어제 안타까움의 절정을 시청자에게 안겨주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이 당연지사지만 사랑비가 보여주는 헤어짐은 언제나 안타까움과 아련함으로 가득하다. 서로 사랑하였지만 사랑하였기에 과거 이별을 해야만 했던 인하와 윤희는 우명적 재회를 하고 인하의 헌신의 결과 윤희가 다시 마음을 열어 사랑을 다시금 시작하였다. 동화같은 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이 동화같은 스토리는 그들의 자녀인 서준과 정하나에게는 재앙이 되었다. 어느 한쪽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구조 속에서 자녀들의 사랑은 어제 방송에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야말았다. 이미 지난주에 서준이 하나에게 이별을 통보하였지만 그 상황과 어제 방송의 상황은 분명 달랐다. 지난주는 서준만이 인하와 윤희의 관계를 알아채고 일방적으로 하나가 더 큰 상처를 입기전에 이별을 하고자 한 것이라면 어제 방송은 서준과 하나 모두가 상황을 알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지만 이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려졌다. 뭐 일부 막장드라마에서라면 인하와 윤희의 사랑과 서준과 하나의 사랑 모두 이루어지는 모습이 그려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코 사랑비라는 드라마가 추구하는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어느 한쪽이 슬픈 이별을 해야만하는 상황에서 우선은 부모세대의 사랑이 지켜지고 자식 세대의 사랑은 감추어져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가슴 아픈 이별에서 주연인 윤아와 장근석의 연기는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한마디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본다.


이별을 통보하고 그 마음을 정리하고자 하는 서준과 하나는 바닷가에서 인하와 윤희를 목격하게 된다. 이전까지 왜 서준이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고민을 하던 하나는 이때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부모들을 피해 서준이 하나를 끌고가고 그러한 서준의 표정 등을 통해서 하나는 자신의 어머니의 첫사랑인 서인하가 바로 자신 앞에 있는 서준의 아버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때문에 서준이 자신에게 어절 수없이 이별을 이야기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고 서준과 하나는 한동안 아무날도 하지않았다. 서울로 가는 기차 안에서도 둘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않았는데 복잡한 그들의 심경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 장면에서 윤아와 장근석은 흔들리는 누빛을 통해 동요하는 마음을 표현해주었다. 하나라는 인물이 더 큰 상처를 받기 전에 그저 자신이 나쁜 놈이 되어서 이별을 하려고 했던 서준이라는 인물이나 여전히 서준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되지만 동시에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정하나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감정이라는 부분은 말보다는 표정이 중요하였다. 말을 할 수조차 없는 복잡한 심정이고 답답한 마음인데 그것을 흔들리는 눈빛과 조금씩 움찔거리는 입술 등으로 둘은 너무나도 잘표현해주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시청자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애절한 눈빛 등은 안타까운 헤어짐을 더욱 슬프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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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더이상 이전처러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서울에 도착하자 서준은 하나의 이름을 처음으로 부른다. 마지막에서야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 기쁘면서도 야속하다고 느끼는 하나는 웃으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기쁘지만 슬픈 상황, 그것이 아마 서준과 하나가 처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한잔의 술과 함께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려고 하지만 둘의 마음은 점점 심란해져만갈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자 한데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하나였지만 이런 경우를 생각했던 것이 아니고 안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서준은 여전히 사랑스런 눈빛으로 하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어머니를 미워했느냐 그리고 그 어머니의 딸인 자신은 어떠냐고 물러보는 하나의 모습은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안타까운 심정이 있었다. 그렇지만 서준은 결코 하나의 어머니를 미워할 정도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며 말하고 하나는 그저 너일뿐이라며 말하는 모습은 점차 안타까움을 더해갔다. 여기에 하나가 많이 좋아하느거 아냐고 묻고 아무런 이야기를 못하는 침묵이 이어지고 그러는 장면은 가슴이 찡할 수밖에 없었다. 취한 하나를 업고 그녀에게 말하는 서준의 모습이나 각자의 방에서 울고 있는 하나를 향해 자문자답을 하는 모습 등은 점점 가슴 아픈 이별을 심화시켜주었다. 상당히 긴 시간의 분량에서 장근석과 윤아는 많은 대사를 하지않았는데 상황에 담겨있는 감정을 둘은 너무나도 잘 끌어내지않았나 생각할 수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애절한 눈빛이나 윤아의 취중연기 그리고 장근석의 차분한 목소리까지 둘은 서준과 정하나가 되어있었다.


사실 윤아의 연기는 정말 놀라웠다. 비쥬얼적으로 드라마에 최고로 적합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어제 방송에서 보여준 연기는 단순히 비쥬얼이라는 측면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이라는 측면에서도 하나역에 윤아만한 배우가 없을 것이라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부에서 윤아의 연기를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않다고 생각을 해본다. 전반적으로 드라마가 대사보다는 그 외적인 요소들로 많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윤아는 시청자들이 하나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내적갈등과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때문에 감정연기라는 측면에서 명품연기라고 칭해도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하나가 이후 정식으로 어머니인 윤희를 통해서 인하를 만났을때 보여주는 모습은 놀라웠다. 그동안 쭉 어머니가 첫사랑을 재회하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랬던 하나이기에 당연히 둘이 점차 잘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서준의 사랑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서 하나는 웃고 축하하지만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너무나도 예쁜 모습으로 웃지만 그안에 슬픔이 묻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그간 일부에서라도 제기되던 연기력 논란을 완전히 날려버리지않았나 생각했다. 쓸쓸해보이기까지 했던 그 장면을 윤아 이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장근석과 윤아의 명품 감정연기로 가득한 어제 방송은 진짜 이별의 순간이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어머니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과 자신의 사랑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마음아파하는 하나를 위해서 서준은 다시한번 이별을 이야기하게 되엇다. 하나가 선택을 하는 힘든 일을 하지 않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서준은 사랑하지만 자신이 이별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순간 장근석의 입에서 나온 대사는 정말 사랑비 최고의 명대사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되었는데 다시 만났을때는 모르는 사람이 되자는 말은 사랑을 추억으로도 간직해서는 안되는 서준과 하나의 처지를 대변해주는 것만 같았다.사랑하니까 이별한다는 무척이나 모순되는 상황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으로 변화시켜준 한마디가 아니었나 본다. 감정이 절제되는 상태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서준과 하나를 표현하는 윤아와 장근석의 모습은 방송이 끝나고도 한동안 머리속에 잔상으로 남았다. 시청자들이 이별의 아픔을 공감하고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은 분명 상황에 기인하지만 그 정도를 결정해준 것은 배우의 연기였다. 절제된 대사와 감정 속에 응축되어있는 이별의 아픔은 시청자가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급격히 변한 하나와 서준의 감정선을 윤아와 장근석은 정말 표현해주었다고 본다.


인하가 윤희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상견례와 비슷한 형태로 각자의 자식을 소개할때 서준이 처음 뵙겠습니다며 이별의 순간 했던 말을 이행하는 모습은 가슴 아픈 이별이 정점이었을 것이다. 서로를 애써 모른척하면서 그렇지만 여전히 사랑의 감정을 가지는 둘의 불안한 모습은 과연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만들어주었다. 오직 드라마가 사랑이라는 주제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마치 교차되면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파동처럼 변화되는 두가지 사랑의 감정선은 다른 드라마와 사랑비를 차별화 시켜주는 부분일 것이다. 저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는 서준과 하나의 감정선이 과연 어떻게 살아날 것인지 드라마의 2/3정도가 진행된 상황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주었다. 중년의 로맨스를 보여주는 정진영과 이미숙의 연기는 뭐 말할 필요가 없이 뛰어난데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인 장근석과 윤아도 결코 중견 연기자인 앞선 둘에 비견해도 부족하지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드라마에 몰입을 도와주고 있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는 한회한회 마음이 아프지만 애초에 드라마가 오직 시청률만으로 평가받는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사랑비는 정말 괜찮은 드라마일 것이다. 네명의 주인공이 이제 본격적으로 완전히 얽히게 된 사랑비인데 과연 오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