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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사랑비

사랑비, 한편의 동화같던 해피엔딩 시청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다




드디어 어제 드라마 사랑비가 끝이 났다. 첫회부터 시작해서 단한번도 한자리 수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시청률 꼴찌였던 사랑비였지만 인터넷 상에서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던 드라마인 사랑비는 풋풋한 드라마의 느낌을 엔딩으로까지 잘 연결해주면서 산뜻한 해피엔딩을 선보여주었다.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가 많은 상황에서 결말만큼은 가장 깔끔한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나름 만족스러운 결말을 제시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최악의 결말로 갈뻔하던 드라마가 그제 방송이었던 19화에서 정말 힘겹게 그 방향을 잡고 어제 마무리를 하다보니 좀 급하게 끝나는 느낌도 분명 있었지만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아름답고 예쁜 장면들로 사랑비의 마지막은 장식되었다.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자극적인 것이 별로 없는 느낌이고 약간은 순한 느낌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느낌에 맞는 결말이었고 그런 결말은 사랑비를 한편의 동화로 끝이 나게 해주었다. 어른들을 위한 사랑동화라는 것이 어쩌면 사랑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타이틀이 아닐가 싶다. 사랑에 대한 낭만이 가득했던 드라마 사랑비는 무척이나 잔잔했다.


이미숙이 연기하는 김윤희가 모두를 위해서 미국으로 떠나는 부분은 그간 꼬여있던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더이상 앞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자신때문에 정진영이 연기하는 서인하도 계속 마음을 접을 수가 없고 그런 부모들때문에 장근석과 윤아가 연기하는 서준과 하나의 엔딩도 아무래도 불안불안한 상태였다. 하지만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김윤희는 미국으로 떠나게 되는데 이는 여러가지 측면이 존재하였고 해피엔딩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자신때문에 서준의 곁에 있기 힘든 하나가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또한 서인하도 더이상 연모의 감정인 아닌 우정의 감정으로 윤희를 보살필 수 있게 만들었다. 애절할 수밖에 없던 서인하와 김윤희의 사랑이 애틋하게 막을 내리고 나름 여운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면서 드라마의 중심이 완전히 자식세대로 넘어갈 수 있었고 자식들이 행복한 해피엔딩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아픔을 겪었던 부모세대가 또 한번 겪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었는데 결코 부모세대의 결말도 아프고 불행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선택에 만족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지켜주었다는 것에 만족을 하는 듯하였기에 슬프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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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하와 김윤희의 희생 아닌 희생 위에서 서준과 정하나는 자신들의 사랑을 키워갈 수 있었다. 물론 서준과 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빨리 진행된다는 느낌이 분명 존재하였다. 사실상 모든 갈등이 해결된 것이 마지막 화였던 만큼 갈등이 해결된 이후의 본격적 사랑이야기는 어제 방송이 전부였고 그러다보니 무척이나 급하게 내용이 전개되었다. 조금은 억지스럽다고 느껴질만큼 갑자기 모든것이 잘 해결되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한장면 한장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안에서 여러 감정들을 보여줌으로 기존에 보여지던 감정선을 훼손시키지않았다. 감정선이 좀 길게 보여지면 좋겠지만 약간 아쉽게 압축되었다는 느낌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였는데 스토리상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던 윤희의 미국행 이후 인하가 선물 준 그림을 보는 서준과 하나의 모습은 그 순간으로 엔딩이 되어도 될만큼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장면이 진짜 엔딩이고 그 이후는 사실상 에필로그에 가깝다고 봐도 되지않았나 생각한다. 뭔가 그간 부족했던 장근석과 윤아의 연애모습을 좀더 보강하고 밝은 결말을 주기 위한 제작진의 일종의 배려같았다.


윤희의 곁에 있던 하나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부터 웨딩복을 입고 행복해하는 장면까지는 남아있던 여러 부분들을 정리하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반대할것만 같던 백혜정이 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나아가서 먼저 결혼을 하라는 이야기까지 하는 부분은 그간 백혜정이 보여준 캐릭터와는 약간 맞지않을 수도 있었지만 사람은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것이고 서인하의 선택이 가져온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하나와 서준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가 정리되고 끝을 맺는 부분은 확실히 결말을 위한 결말이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하나와 서준은 그토록 원하더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고 연애다운 연애를 하면서 서로를 사랑함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은 이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3단분수키스만큼 인상적이었던 딥키스는 그간 꼬여있던 서준과 하나의 연애와 사랑이 이제 더이상 꼬이지않는다는 의미가 있는 듯하였고 한폭의 그림같은 느낌이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도 꽃에 물주는 것을 잊지않는 하나의 모습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둘의 사랑을 상징해주는 것같았는데 드라마가 시작해서 끝까지 변하지않은 식물에 대한 하나의 사랑이 곧 서준에 대한 사랑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않았나 생각한다. 에필로그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어제 방송의 뒷부분은 그간 사랑비가 보여주던 차분함과는 다른 활기가 있었는데 그 활기속에서 장근석과 윤아 이 두배우는 무척이나 예쁜 모습으로 시청자를 마지막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사랑비는 오랫만에 나온 멜로 드라마였던 만큼 정말 오랫만에 그 멜로드라마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었던 거 같다. 사랑이라는 소재하나만으로 모든 드라마의 내용이 이루어진 드라마인 상황에서 장근석, 윤아, 정진영, 이미숙 그리고 다른 배우들까지 정말 훌륭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가득한 드라마를 만들어주었다. 비록 시청률은 새드무비였을지라도 엔딩은 해피엔딩이었고 그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곳없이 훌륭하였다. 한편의 동화같은 느낌으로 그 끝이 났는데 정말 근래들어 수많은 드라마가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시청자에게 멘붕을 안겨주었는데 정말 뛰어난 영상미 속에서 사랑비는 만족할만한 결말을 제시해주었다. 장근석과 윤아 이 두배우의 압도적인 비주얼이 정말 드라마를 하나의 영상화보로 만들지도 하였는데 이래저래 눈이 즐겁고 가슴이 따뜻할 수 있던 드라마는 결국 끝이 났다. 아 마지막 순간에 보여지는 서인국의 코믹한 모습까지도 정말 기억이 날 수 밖에 없었는데 서인국의 감초연기는 사랑비가 얻은 수확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사랑비는 분명 시청률 그 이상의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다음주부터는 후속드라마로 공유와 이민정, 수지 주연의 빅이 방송되는데 사랑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로맨틱 코메디로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지 나름 기대를 해본다. 어쨌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배우와 제작진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이것으로 이제 사랑비 리뷰를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