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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빅

빅, 배우들의 연기를 아깝게 만든 열린 결말을 통한 실망스런 해피엔딩




결국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던 거 같다. 드라마에 형성된 이야기는 분명 새드엔딩이었는데 드라마 빅은 마지막회에서 급격하게 이야기를 틀어서 해피엔딩을 만들어냈다. 정말 드라마를 보고 잇으면서 어이가 없다고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2개월간 드라마를 시청해온 시청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빅은 최악의 결말을 제시하였다. 유종의 미라는 것이라도 거두길 바랬지만 어떻게든 해피엔딩으로 끝내야한다는 강박감이 작가에게 있었는지 공감이 전혀 안되는 스토리를 막판에 제시하여버렸고 그야말로 시청자들은 벙쪄버릴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의 열연이 커버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분명 한계가 있는데 빅은 그간 벌려놓았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단 1회에 다 풀어내려고 하다보니 과부하에 걸린 모습이었고 그 어떤거 하나라도 개운하게 해결된 느낌 없이 그저 시청자가 알아서 상상하라고 맞기는 무책임한 결말이 나와버렸다. 드라마 중반부터 예상을 하던 문제였는데 드라마의 작가인 홍자매는 히트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고 작가로의 한계를 정말 여실히 보이지않았나 생각해본다.



어제 방송의 초반과 중반부에 보이는 공유와 이민정의 달달한 모습은 분명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고 슬픈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전에 좋은 기억으로 가득채우려는 모습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민정이 연기하는 길다란이 공유가 연기하는 강경준을 마음에 두는 상황에서 더이상 거짓을 말할 필요도 없고 서로만을 생각하는 모습은 드라마가 결말에 비극적이더라도 그 여운을 강하게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간 길다란과 강경준이라는 인물이 드라마의 장르가 로맨틱코메디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뭔가 시청자들에게 설레임을 주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저 서로 안타까운 마음만을 보여주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을때도 드라마의 후반부에 가서였기때문에 비극적 결말로 갔을때 그 슬픔의 정도가 아무래도 부족할 수 있었다. 둘이 사랑에 빠져 좋아하는 모습에 대한 기억이 있어야 이별의 순간이 왔을때 시청자들이 그 애절함을 더 크게 받아들일 수 있고 때문에 드라마에서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던 사랑에 빠져 즐거운 모습은 나름 괜찮은 결말을 예상하게 해주었다. 그간 15회까지 방송되면서 새드엔딩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주인공의 사랑스런 모습은 이런 의미로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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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인물관계들이 갑자기 풀려나가는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수지가 연기하는 장마리가 변하고 서윤재의 어머니도 변하였다. 장마리의 경우 끝까지 캐릭터를 잃지않으려고 한 것인지 강경준의 몸을 훔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마리가 이때 강경준이 설득과 협박을 하자 수긍을 하고 너무나도 쉽게 강경준을 포기하였다. 폭주기관차같던 장마리가 너무나도 쉽게 서버렸는데 물론 강경준의 설득이 나름 일리가 있었지만 너무나도 쉽게 변하는 마리의 모습은 개연성이라는 것이 없었다. 변화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점진적이어야하는데 마리의 변모는 그냥 한순간에 급하게 이루어졌고 그저 드라마가 벌려놓은 이야기를 어떻게든 마무리하기 위해서인거 같았다. 그래도 마리는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다고 치더라도 윤재 어머니의 변화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강경준을 갑자기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직전화까지와 전혀 이어지지않는 모습이었다. 윤재의 어머니가 착해져서 강경준을 받아들여야만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새드엔딩이 되는 핵심이었던 인물이 갑자기 착해져버렸고 그간의 모든 내용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변화가 전혀 납득이 안되는 상태였고 때문에 이후부터는 공감이라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였다.


나름 우산을 다시 발견하고 이를 강조하는 것은 로코물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는 있었다. 근데 문제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부분과 엔딩으로 가는 부분만을 고려한다면 우산을 통한 기적이라는 것의 강조는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이경우 나머지 14회분이 전혀 의미가 없어졌다. 로코물이라는 것이 어쨌든 인물간의 감정선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데 중간에 끊어져서 분절되어버린 느낌이 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길다란과 강경준의 첫만남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설레임을 만드는데 그럴 것이면 이드라마가 왜 16부작인지가 전혀 설명이 되지않았다. 치료가 되기전 마지막이라 할 수 있던 우산과의 에피소드는 자연스럽게 마지막 엔딩하고 연결이 되었는데 나름 1년전의 기억과 현재가 교차되는 부분은 판타지다운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영혼체인지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된 것인지 도무지 설명이 안되는 엔딩을 선사해주었다. 사실상 작가도 마지막을 수습할 수 없게 되면서 그냥 결말은 시청자가 알아서 생각하라식이 되어버렸는데 강경준이 1년새 성장해서 서윤재 만해진 것인지 아니면 서윤재의 영혼이 깨났지만 영혼체인지가 된 상태가 지속된 것인지 전혀 설명이 안되었고 뭔가 나름 해피엔딩이지만 불쾌할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마지막을 로코물다운 엔딩을 보여주었지만 과연 그 어떤 시청자가 이런 결말을 원했을까 싶었다.


드라마가 정말 막장으로 가는 것이엇는지 어처구니 없는 결말 외에도 또다른 것으로 어제 빅은 마지막까지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주었다. 제작비라도 좀 더 회수를 하려는 것이었는지 15회에서는 수지가 뜬금없이 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워주었는데 어제 방송은 갤럭시S3 광고를 하는 줄만 알았다. 1년이 지난 부분에서 태교를 위해서 음성인식을 통해서 노래를 틀고 백성현이 연기하는 길충식은 마리와 찍은 사진이없다면서 연속촬영을 통해서 사진을 찍는데 이러한 장면들은 현재 광공영상에서 그대로 강조하는 내용들이었고 과연 이장면들이 드라마에서 필요한 것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너무나도 노골적인 이러한 PPL은 눌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스토리가 엉망이 되어버린 드라마에서 간접광고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수준이었던 간접광고까지 추가되면서 빅은 그야말로 최악의 마지막회를 시청자에게 안겨주었다. 뭔가 농락당했다는 느낌이 들정도였는데 마지막에 하늘을 향해 카메라가 움직일때 절로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배우들의 열연이 정말 아까울지경이었다. 분명 한장면 장면 배우들은 최고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분절된 장면에서 그 장면을 극대화해주는 배우들의 연기는 분명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각장면을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을 시켜주지 못했기때문에 이러한 열연들도 빛을 발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엔딩에서 이민정의 모습은 분명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예뻤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그 이상의 느낌을 얻을 수는 없었는데 길다란이라는 인물이 마지막에 이상하게 되어버렸고 공감이 되지않았기때문에 그 이상의 감흥이 없었다. 이번 빅의 실패는 사실상 작가의 문제가 컸는데 히트메이커라 여겨지던 홍자매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었다. 이전에도 분명 스토리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캐릭터설정과 감정이라는 측면은 강점이라 할 수 있던 작가들인데 스토리를 좀 신경쓰다는 것이 모두 망가진 작품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정말 해피엔딩 강박증과 열린결말 의존은 답이 없을 정도였다. 지속적으로 침체라 할 수 있는 KBS 월화드라마에 올림픽은 어쩌면 좋은 기회일 수 있는데 부디 후속작인 해운대의 연인들은 이번 드라마처럼 어처구니 없는 결말을 시청자에게 주지않는 잘만들어진 드라마가 되어주길 바래본다. 다음주 올림픽으로 해운대의 연인들은 다다음주에 방송이 시작되는데 빅의 억지 결말은 후속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해보게 된다. 부디 이번 드라마같은 결말이 앞으로 그어떤 드라마에서도 나오질 않길 빌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