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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학교 2013

학교 2013, 난감한 연기와 뻔한 스토리로 실망감을 준 첫방송




울랄라부부의 후속 드라마 학교 2013이 드이어 어제 첫방송을 하였다. 학교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장나라의 출연으로 많은 기대를 받은 드라마인데 막상 뚜껑을 열자 정말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장나라와 최다니엘이 정말 고군분투를 하였다고 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첫방송부터 총체적인 난국이라 표현을 하는 것이 딱 맞을 정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가 힘들었다. 사실 장나라와 최다니엘같은 경우는 드라마에서 중심이라 할 수 없는데 드라마의 제목이 학교인 만큼 교사도 중요하게 볼 수 있지만 주 타겟층이 청소년이고 학원물인 만큼 학생역이 중요한 것인데 학생을 맞은 배우들의 엉성한 연기는 드라마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이러한 연기력의 부분은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도 되고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 부분이기에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말 특색이라도는 전혀 없는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들로 드라마가 구성되어있었다는 것이다. KBS에서 이전에 방송했던 학원물이라 할 수 있는 공부의 신과 정글피쉬2를 정묘하게 조합을 하면 학교 2013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학교 2013은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로 가득하였고 이부분들이 가장 큰 실망감을 주었다. 2009년 초에 나온 드라마의 문제의식과 2010년에 나온 드라마의 문제의식에서 2012년 말에 전혀 발전이 없는 것은 비판적인 관점에서 사회를 보길 바라는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정말 큰 결점이라 할 수 있었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부분부터 좀 이야기를 해보겠다. 일단 장나라와 최다니엘은 무척이나 대비가 되는 두 교사 정인재와 강세찬을 잘 살려내주었다. 장나라는 그야말로 극강의 방부제 미모를 자랑해주었는데 이러한 외모와 달리 내면적으로 어느정도 강단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정인재의 느낌을 첫방송에서 부터 잘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기죽어있다가도 필요할때 분명하게 할말은 하는 정인재라는 인물은 장나라의 외모가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었다. 외유내강의 인물을 분명 장나라는 잘 살려주었고 오랫만에 시청자들에게 연기를 선보이지만 정말 안정되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이와 대조를 이룬다고 할 수 있는 인물 강세찬은 최다니엘의 그 특유의 스마트한 모습과 말투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물론 강세찬이라는 인물의 분량이 어제는 크게 없었던 만큼 확실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은 분량에도 최다니엘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엇고 장나라와의 갈등은 무척이나 기대를 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여기에 교장 임정수를 맞은 박해미 또한 역시나 안정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배경이 되는 승리고의 교직원들의 경우 기대했던 대로 아니면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다른 부분의 구멍을 더욱 크게 보이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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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실망스럽다고 할 수 있었다. 분명 학교 2013은 학원물답게 청소년들에게 어필이 될만한 배우들로 학생역을 채워갔다고 할 수 있다. 그중 비중이 큰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이종석과 박세영, 류효영, 김우빈인데 이중 김우빈을 제외한 3명이 어제 등장을 하였다. 하지만 학교라는 배경의 특성상 다른 학생들 또한 결코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없는데 이러한 여러 학생들의 이야기 속에 전반적으로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제 방송의 중심은 이종석이 연기하는 고남순과 곽정욱이 연기하는 오정호의 대립인데 분명 이 둘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고등학생들의 갈등을 아주 형실감있게 잘 살려주엇고 이종석은 우려를 씻어내고 주인공으로 매력을 잘 살려주었다. 곽정욱 또한 불량학생의 모습을 아주 잘 살려주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정말 좋지만 나머지가 문제인 것이다. 드라마에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여러 인물들이 보여주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던 것은 박세영과 류효영이었다. 이 둘은 극을 이끌어가는 여학생인데 이둘이 연기를 하면 흐름이 끊길 지경이었다. 박세영이 연기하는 송하경은 그래도 인물 성격상 조금 감정이 절제되는 것이 맞는것도 같았지만 류효영의 이강주는 분명 감정이 잘살아나야하는 인물인데 감정이 정말 따로 노는 느낌이었고 학교가 앞으로 방송되면서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지 않을가 걱정이 되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어수선하다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의 연기는 주인공이 여럿이 되는 학원물에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듯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연기에 대한 우려는 그래도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학생역을 받은 인물들이 어린 만큼 발전이 충분히 가능하고 어느정도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 보는 것이 학원물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문제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소재 같은 부분이다. 사실 학교가 방송된다고 했을때 과연 어떤 이야기를 선보여줄지 기대를 해보았다. 학원물은 그동안도 어느정도 존재했던 만큼 또 다른 문제의식을 보여주거나 학생들만의 에너지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학교의 선택은 짜집기라고 할 수 있었다. 공부의 신과 정글피쉬2라는 두 드라마를 절묘하게 조합하면 똑같은 스토리가 만들어지지않을까 싶을 정도로 색다른 내용을 기대라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단순하게 비교를 한다면 장나라가 연기하는 정인재는 공부의 신에서 배두나가 연기한 한수정과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최다니엘의 강세찬도 공부의 신에서 김수로가 연기한 강석호와 기본적인 성격이 너무나도 유사하다. 승리고가 학력수준에서 무척이나 낮다는 설정 또한 놀라울 만큼 유사한 상황이고 공부의 신에서 천하대 특별반이 중심이 되었던 것과 유사하게 방과후 특별반이 중심이 된다는 것 조차 유사했다. 사실상 인물 하나 하나를 대입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인데 당시 공부의 신이 가지고 있던 입시지옥에 대한 문제의식과 해결에서 학교 2013은 크게 달라지지않았다. 분명 사회가 2009년과 2012년 사이에 달라진 것이 없을지라도 논의 자체는 좀더 심도가 있어져야하는데 자칫하다가는 후퇴를 할지도 모를 판이다.


물론 학교 2013이 단순히 학업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생들의 여러가지 고민들을 이야기할 것이기때문에 다르다고 주장을 할 수도 있다. 뭐 공부의 신도 이런 부분이 있었지만 어쨌든 학교 2013의 이러한 청소년들의 공부 외의 부분들은 사실 이미 정글피쉬2에서 아무 심도 있게 다루어져있는 상황이다. 공부의 신의 기본 틀 속에 정글피쉬2가 보여주었던 각 인물들의 상황을 잘 버무리면 딱 학교 2013이 나오는 것인데 하나하나 대칭을 시킬 수 있을 정도로 우연의 수준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이미 수없이 다루어진 이야기가 중심이 되다보니 문제는 내용이 뻔하게 예상이 된다는 것이다. 예고편이 필요없을 정도로 학교 2013은 너무 뻔한 이야기만을 할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 부분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데 드라마가 주는 극적인 재미라는 것이 무척이나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비록 이전에 다루어진 이야기들이지만 어쨌든 현재의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때문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찬사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무너가 창의적이고 독특한 이전의 학교라는 드라마가 주었던 재미를 살려주길 바랬기때문이다. 이전의 학원물과 차별점이라고는 배우밖에 없다면 드라마는 분명 절망적이라고 할 것이다.


분명 이제야 시작을 한 것이고 딱 1회분만이 방송이 되었다.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성급한 판단이길 빈다. 하지만 분명 첫방송만으로도 학교 2013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주었다. 막나가는 학생들과 그 가운데 무너진 교권 같은 경우는 분명 자극적이고 일시적으로 관심을 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것을 자극적인 소재로 말하고 끝이 난다면 드라마는 무척이나 의미없는 내용들의 나열이 될 뿐이다. KBS가 이전에 선보였던 학원물들은 분명 나름의 해결과 이를 위한 고민을 하였다. 학교 2013이 그 이후에 나온 만큼 그러한 고민과 해결과는 다른 방식을 제시해주어야하는데 솔직히 현재의 구조로는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원인과 결과가 똑같은데 과연 어떤 다른 해결책을 제시할지 궁금할 뿐이다. 여기에 장나라의 복귀를 안타깝게 만드는 발연기들의 향연 또한 과연 학교가 시청자들에게 선택받는 것을 방해하는 듯하다. 올 한해 KBS는 월화드라마에서 정말 처참하다고 할 수 있는 성적표를 받았는데 나름 괜찮았던 울랄라부부를 강제로 연장하고 준비하였던 학교 2013인 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단순한 공감이 아닌 부분이 필요한데 현재 학교 2013이 보이는 모습은 선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디 오늘 방송에서는 이전 드라마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