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보다 구체화된 드라마 학교 2013은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하였다. 조금은 식상한 이야기를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인물들의 성격은 드라마에 관심을 더 키우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고 하락세였던 시청률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간 듯하였다. 물론 일시적인 효과일 수도 있지만 배우들이 기대이상의 연기를 선보여주고 있고 그러한 과정에서 소재가 주는 공감과 결합하였기에 좀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학교 2013의 구조는 크게 2개로 구분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학생들의 영역과 교사들의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비록 이 두부분은 서로 상호연결되어있지만 동시에 드라마에서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의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마치 현실에서 학교 문제가 이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에서 드라마의 중심은 보다 학생들에 있고 교사들의 이야기는 좀 더 큰 틀에서 이야기된다고 할 수 있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학교의 여러문제를 학생들을 통해서 보인다면 교사들의 이야기는 정말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던지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제 정인재를 연기하는 장나라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시청자들이 더 많은 고민을 하도록 만들었다.
일단 드라마에 있어서 교사들의 모습을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학교 2013에서 대립을 하고 갈등을 하는 교사는 정인재와 강세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둘을 단순히 좋은 교사와 나쁜 교사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볼 수 있을지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보자면 정인재가 좋은 교사이고 강세찬이 나쁜교사일 수 있지만 사실 결코 강세찬도 나쁜 교사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굳이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면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데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이 두 교사의 충돌은 교육에서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라 볼수도 있다. 냉정하다고 할 수 있는 강세찬의 모습이 현재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일 수도 있고 경쟁이 아닌 화합을 이야기하는 정인재의 방식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청자가 알아서 판단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현재 드라마 속 교사들의 갈등 구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주로 부각이 되었던 것은 강세찬의 현실적인 교육이라 할 수 있었다. 학교의 여러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정인재의 방식은 너무 무력하다고 볼 수도 있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상이 계속 현실에 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 이러한 이상이 실천적인 이상이 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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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의자라는 것이 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교과서적 이론을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인데 정인재의 모습은 차츰 그러한 모습에서 보다 이상을 현실에서 이루고자하는 실천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제 방송에서 송하경의 교과서에 대한 학생들의 악의적인 행동이나 중간고사 답의 유포등에 대한 정인재의 반응은 이러한 부분을 더욱 잘 만들어주었다. 빗자루를 들었다고 빗자루를 놓고 자신의 손으로 학생들의 손바닥을 치는 모습은 그자체로는 체벌금지때문인가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손박닥이 피멍이 들는 고통을 감수한 정인재의 생각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했는가였다. 잘못은 어른들이 그리고 학교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정인재의 말은 이상주의자만이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분명 강세찬은 유능한 교사이지만 현 시스템을 바꿀 수가 없는데 여기에 순응하여 살기때문이다. 반면 정인재는 변화를 만들 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학생에 대한 사랑을 중심으로 한 정인재의 모습은 진짜 선생님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하였다. 직업인으로 교사가 아닌 선생님의 모습은 분명 강세찬이 아닌 정인재에게 찾을 수가 있는 것인데 이러한 모습은 시청자들이 보다 정인재라는 인물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잇게 만들어주었다.
그간은 강세찬의 방식의 문제해결을 가져왔기에 시청자들은 그쪽을 좀더 좋게 볼 수 있었지만 정인재의 근본적인 방식도 점차 마음에 와닿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인재를 연기하는 장나라의 연기였다. 장나라의 눈물연기는 단순히 그냥 눈물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대한 분노까지 담겨있었고 그렇기때문에 시청자들은 정인재의 방식에 강한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저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문제를 가슴으로 느끼는 정인재의 모습을 장나라는 이 한번의 감정연기로 확실하게 부각을 시켜주었는데 예쁜척 같은 것을 버리고 확실하게 사실감을 살려준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강세찬의 입장에서 학교를 보지않고 정인재의 관점에서도 시청자들이 학교의 문제를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이 연기는 학교라는 드라마를 살리는 연기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분명 장나라가 이전부터 연기를 꽤 잘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마치 자신이 정인재가 된 것과 같이 울분을 토하는 그 모습은 단순히 잘한다 그 이상이었다. 정인재라는 교사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인 갈등과 감정들을 단한번에 모두 풀어냈는데 가슴이 뭉클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장나라의 호연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바꿔주었다고 본다.
현재 학교 2013이라는 드라마는 기대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추었던 최다니엘과 장나라의 호흡은 상당히 좋아서 드라마의 큰 흐름을 잘 컨트롤하는 느낌이다. 또한 이종석이 기대이상의 연기로 놀라움을 주고 김우빈이나 곽정욱같은 경우도 드라마를 현실감 넘치게 만들어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로 캐릭터들이 살아나주면서 드라마는 학원물의 가장 큰 무기인 공감을 확실히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첫방송에서는 정말 붕뜬 느낌이었는데 이것이 점차 안정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차 시청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라 본다. 학교라는 장소가 가지는 여러가지 문제는 분명 사소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그 사소한 것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할 수 있게 현재 학교의 이야기는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 학교폭력을 이야기했고 이제 입시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분명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뻔한 이야기에서 보이는 배우들의 명연기는 분명 드라마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오늘방송에서 또 어떠한 식으로 이부분을 이야기할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