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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전우치

전우치, 마지막까지 전우치다웠기에 유쾌했던 해피엔딩




드디어 드라마 전우치가 어제 마지막 방송을 하고 끝이 났다. 여러가지 논란도 많았지만 전우치는 총 24인 드라마가 꾸준히 사랑을 받았고 그 마지막도 상당히 괜찮았다고 본다. 물론 전우치의 결말은 조금 뻔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뻔한 결말이라고 해서 비난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뻔하여서 반전은 없었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말이었고 그것은 어쩔 수 없이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부분이었다. 꾸준히 완성도 있는 해피엔딩을 향해 드라마는 진행되어왔고 어제 보여준 결말은 전우치라는 드라마만의 느낌이 잘 살아있었다. 코믹활극이라는 장르답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시청자들을 웃게만들었고 유쾌하면서도 결코 가볍지않았던 전우치의 해피엔딩은 근래 보여진 해피엔딩들 중 가장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간 풀어놨던 이야기들을 과연 어떻게 정리할까 걱정도 하였지만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고 만족스러운 결과는 시청률에서도 1위를 탈환하는 기염을 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였고 또한 드라마의 완성도라는 부분에서 매우 훌륭한 결과를 가져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차태현과 성동일은 코믹연기를 통해서 웃음을 주었고 전우치의 해피엔딩이 다른 해피엔딩과 다른 진짜 해피엔딩이 되도록 만들어주었다. 그저 모두 행복했습니다가 아닌 유쾌통쾌한 엔딩이었다.



사실 수요일에 방송된 23화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의 끈을 풀수없도록 했다고 할 수 있었다. 전우치가 그토록 지키고자했던 홍무연과 조선의 왕 둘 모두가 위기의 처한 상황에서 광기의 휩싸인 마강림은 그 긴장감을 극대화해주었다. 전우치가 홍무연이 아닌 왕을 선택한 것 같았고 홍무연의 죽음이라는 어쩌면 전우치전이 다룰 수 있는 가장 슬픈 결말이 예상되기도 하였지만 눈썰미 좋은 시청자들은 이미 23화에서 무언가를 눈치채고 다시금 해피엔딩을 예상하였다. 그리고 어제 마지막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그부분이 밝혀졌는데 바로 왕에게로 갔던 전우치는 사실 봉구가 둔갑한 것이었고 진짜 전우치는 무연을 구하려 떠난 것이었다. 전우치는 결국 마강림의 최후의 발악에도 불구하고 홍무연과 왕 모두를 구하는 기지를 발휘한 셈이었다. 물론 봉국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때 불안불안 했는데 이부분도 정말 그간 전우치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던 웃음이라는 요소와 잘 결합되었다. 화살에 맞고 죽네 사네 하는 봉구에게 무연을 구하고 다시 돌아온 전우치가 엄살피지말라고 하는데 부적을 붙인 갑옷이 봉구를 살린 것이었다. 봉구를 타박하는 전우치나 멋쩍은 표정을 짓는 봉구나 바로 직전까지 엄청 고조되었던 긴장감을 확 풀어주는 모습이었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드라마가 너무 긴장감으로 가득차서 무거워지면 그것을 조금 푸는 식인 전우치의 드라마 전개방식은 정말 훌륭하였고 이것이 마지막 방송까지 잘 유지된 것은 정말 훌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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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우치와 마강림의 마지막 대결같은 경우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둘의 개인적인 갈등에서 점차 팽창하여 조선의 국운을 거는 범위까지 커졌던 갈등이 다시 응집하여 둘만의 대결로 되는데 이부분이 아무래도 좀더 세밀하고 강렬하게 그려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후의 계략이 물거품이 되고 나서 마강림은 더욱 광기에 휩사이고 전국에 숨어있던 도사들을 찾아내 도력을 흡수하며 이를 갈았다. 이를 더이상 두고볼 수 없던 전우치인데 때마침 마강림으로부터 최후통첩이 왔고 드디어 둘은 최후의 결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를 위해 떠나는 전우치의 결심같은 것은 분명 비장하였고 그런 전우치를 향한 마강림의 분노도 무척이나 강렬하였다. 마강림이 한계까지 도력을 흡수한 상황이었기에 전우치가 밀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전우치가 위기를 맞게 되는데 위기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뭔가 좀 애매한 느낌이었다. 진실을 알고 있던 봉구가 서찬휘에게 도움을 청하고 홍무연도 전우치와 마강림의 대결을 알게 되는데 문제는 이들이 전우치를 도와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전우치의 깨달음이 끝을 냈다는 것이다. 도력을 빼앗기던 전우치의 머리속으로 스승의 말이 떠오르고 이를 통해 갑자기 역으로 마강림이 전우치에게 도력을 빼앗기는 상황은 뭔가 너무 갑작스러웠다. 물론 이는 마강림이 회개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되야할 최후의 대결은 뭔가 밍밍한 느낌을 주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후의 부분같은 경우는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어쩌면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대결보다 이부분이 더 중요하지않았나 생각해본다. 도력을 모두 잃고 절망한 마강림이 자살을 시도하고 이런 강림을 구하기 위해서 전우치가 소생술을 쓰는 부분은 마강림과 전우치의 갈등의 진정한 해결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둘의 추억을 통해서 결국 마강림이 살아나고 이를 통해 마강림이 후회하고 새삶을 살 수 있게 되는 부분은 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바랬던 부분이었다. 강림이 떠나고 난 후의 부분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었는데 모두가 행복한 모습은 흐뭇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잔잔하게만 흐를 거 같던 엔딩이 나름 재밌던 것은 마지막까지 전우치가 도술을 통해서 정의를 실현했기때문이었다. 봉구와 함께 왕의 숙부가 저지르는 악행을 응징하는 부분은 마지막까지도 통쾌함을 주었고 무연과 율도국으로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왕의 앞에 나타나서 하는 말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전우치가 단순히 코믹활극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우회적인 이야기도 하였던 만큼 그 마지막은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통쾌하였고 한바탕 웃으면서 결말을 즐길 수가 있었다. 분명 결말은 뻔하였지만 그 결말 속의 세부적인 이야기는 전우치다웠고 뻔한 결말에도 웃으면서 만족할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때문일 것이다.


오도일이관지 라는 주문을 통해서 3개월 가까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였던 드라마 전우치는 끝이 났는데 정말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 모두 훌륭했던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웃음과 긴장감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얻었다고 할 수 있는데 분명 짜임새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지않았나 생각한다. 개인으로부터 시작한 갈등이 점점 커져서 국가의 존망을 다투게 되고 그것이 다시 응축되어 개인간의 갈등이 되는 모습은 매력적인 스토리라 부르는 것을 아깝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이 커다란 이야기에서 배우들은 긴장감의 완급을 조절하였고 이것이 무척이나 무거우면서도 동시에 가벼운 드라마를 만들어주었다. 차태현과 성동일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웃음을 안겨주었고 코믹스러운 장면들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풀어주어 시청자들이 한결 편하게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답답한 현실에 정말 전우치라는 드라마는 통쾌함을 주었는데 그 통쾌함을 이제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전우치가 좋은 드라마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이제 다음주부터 전우치의 후속으로 아이리스2가 방송되는데 아이리스2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