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여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이제 드라마가 막판에 접어들면서 한층 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과 이정진이 연기하는 이세윤의 러브라인은 이제 절정에 달했고 그에 발 맞춰서 이 러브라인을 위협하는 갈등도 마지막 부분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이 어제 방송에서 그려졌다. 차화연이 연기하는 백설주와 전인화가 연기하는 양춘희 사이의 문제는 주인공 러브라인의 마지막 갈등을 그려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이세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어느 수준에서 그려질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뻔하디 뻔한 출생의 비밀 속에서 과연 어떤식으로 전개가 될지 궁금한데 양춘희가 자신의 딸을 위해서 모든 사실을 알고도 덮어주는 그러한 그림이 그려지지않을가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본다. 이렇게 주인공의 러브라인에 마지막 갈등이 확실해지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또다른 축이라 할 수 있는 민채원과 방영자 집안의 갈등도 점점 고조되어가고 있었다. 윤아정이 연기하는 김주리는 자신이 아닌 민채원을 이세윤이 선택했다는 사실에 제대로 복수심을 보여주었는데 김주리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주면서 주인공들을 둘러싼 외부적 갈등도 한층 고조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윤아정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악녀의 모습을 아주 섬뜩하게 그려주었고 극의 막판 상승세에 크게 일조할 듯 하였다.
사실 민채원과 방영자 집안의 갈등은 드라마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그려졌는데 완급이 조절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갈등이 방영자 개인 또는 김주리 개인의 악행으로 그려지고 매우 직접적으로 행해졌다. 민채원이 김철규와 이혼을 하기전 방영자의 악행이나 이혼 이후 민채원과 이세윤 사이를 이간질하던 김주리의 행동은 매우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바뀌어야만 했는데 민채원이 할아버지의 국수공장을 이어갈 것을 결심하고 이 부분을 통해서 복수 아닌 복수를 해야만 햇기때문이다. 민채원이 옛날국수를 통해서 방영자와 김주리에게 한방을 날려야하는 상황에서 개인과 개인의 갈등보다는 회사와 회사의 갈등으로 바뀌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방영자의 회사가 금룡푸드 즉 식품업체인만큼 이세윤 회사의 지원를 바탕으로 옛날국수가 성장하여 금룡푸드와 한판 붙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개였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금룡푸드의 대표이사인 김철규는 전혀 민채원과 갈등을 빚고 싶지않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민채원과 재결합을 하고자하는 김철규가 대표이사로 금룡푸드를 이끌어간다면 회사간의 갈등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김주리가 오빠를 대신해서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복수심을 기반으로 하는 모습으로 민채원과 이세윤이 힘을 합친 옛날국수에 치열한 갈등을 빚을 것을 예상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세윤이 자신이 아닌 민채원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분노하는 모습의 김주리는 확실한 악녀의 모습이었다. 비록 이전에 민채원과 이세윤 사이에서 이간질을 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은 그래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모습으로 볼 수 있었고 또한 이세윤의 잔인한 이별 통보에 동정심을 조금이나마 가질 수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민채원과 이세윤이 잘되는 모습에 분노하여 이 둘이 행복해질 수 없도록 하고자 하는 모습은 이전에 약간이나마 동정을 했던 것이 아깝다고 느껴지게 만들어주었다. 철저한 계획 속에서 이세윤과 민채원에게 한방을 날리고자하는 모습은 섬뜩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세윤의 회사에서 일했던 것을 토대로 계획을 세우고 이것을 방영자에게 설명하여 납득시키는 모습은 정말 치밀했는데 확실히 방영자와 꿍짝이 잘 맞는 모습은 모녀답다고 할 수 있었다. 김주리가 악녀의 모습을 다시 보이는 상황은 윤아정의 좋은 연기 속에서 이루어졌는데 능청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복수심에 불타는 연기는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강렬했다. 윤아정이 다시한번 악녀본색을 드러내주면서 드라마는 막판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또한 개연성도 살릴 수 있었다. 민채원을 다시 받아들여서 모든 것을 원상복구하고자하는 것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방영자가 민채원과 갈등을 빚는 것은 말이 안되었고 김주리가 전면에 나서서 갈등을 심화시켜야하는데 윤아정의 연기는 박원숙만큼이나 무서웠고 이때문에 마지막까지 드라마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 듯하였다.
이세윤에게 사표를 쓰면서 더이상 이전과 같은 감정을 이세윤에게 가지고 있지않다는 것을 김주리는 확실하게 보여주었는데 그저 이세윤을 원망하고 복수의 대상으로 보는 것만 같은 모습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비록 악역이지만 김주리의 말들은 분명 공감을 할만 햇고 그때문에 시청자들은 한층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오직 이세윤을 바라보고 입사한 상황에서 이세윤이 그야말로 자신을 버렸고 그 상황에서 더이상 회사의 남아있을 이유는 더이상 없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이세윤이 민채원과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김주리에게 모욕적이라 할 수 있었다. 비록 이세윤이 그럴 의도가 없다고 했어도 이는 충분히 그럴 듯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세윤에게 자신을 버릴 것이 얼마나 큰 실수엿는지 느끼게 하겠다는 부분은 김주리의 복수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게 해주엇다. 비록 왜곡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상황상 김주리는 충분히 이세윤과 민채원에게 복수심을 가질만 했고 이러한 감정적인 부분은 방영자가 민채원에게 했던 그야말로 막장행동들보다는 공감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방영자의 행동이 그야말로 막장이고 방영자가 근본부터 악인이라 할 수 있게 했지만 김주리의 모습은 그렇다기보다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 조금은 불쌍하게 만들 정도였다. 윤아정이 김주리의 내면적인 부분을 잘 그려주면서 김주리는 악역임에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 금룡푸드 본부장이 되어서 여유로운 웃음을 짓는 순간 소름이 확끼칠 수 있었다. 김주리의 무서운 면모를 윤아정이 확실하게 살려준 것이다.
이제 드라마는 단 10회만이 남았는데 연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드라마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는 것은 확실하다. 주인공들 내적인 부분이나 외적인 부분이나 모두 하나의 시련만이 남은 상황에서 얼마나 이를 잘 이끌어가는지가 백년의 유산에 남은 숙제인데 다시 30%의 시청률을 기록할지 아니면 그대로 20% 중반의 시청률을 유지할지는 이 마지막 갈등들에 달려있다고 본다. 일단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을 마지막까지 가로막는 백설주의 비밀같은 부분은 드라마가 가족이라는 부분을 최대한 살려주는 형태에서 막장답지않은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고 믿는다. 양춘희가 자신이 딸이라고 생각하는 민채원의 행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덮지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금룡푸드와 옛날국수의 한판 싸움일 것이다. 백년의 유산이라는 제목에서 백년의 유산이 국수공장인 상황에서 민채원이 그 유산을 잘 키울지는 한판승부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김주리와 민채원의 마지막까지 벌어지는 갈등은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윤아정이 한동안 드라마에서 존재감이 적었는데 악녀의 모습을 다시 확실히 보여주며 존재감이 살아났고 드라마는 정말 개연성과 재미 모두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과연 다음주부터 마지막 갈등들이 어떻게 풀어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