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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천명

천명, 드라마의 긴장감을 끌어올린 최원의 주인공다운 면모




상당히 재밌는 소재를 활용하는 사극 천명은 생각보다 시청률이 안나오는 상황이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주인공의 존재감이라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이라는 인물이 그야말로 민폐 남자주인공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집중을 하고 재미를 느끼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아무리 전체적인 스토리가 흥미롭다고 하더라도 주인공만 보면 답답한 상황이되니까 드라마에는 정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어제 방송에서 드디어 해결이 된 거 같았다. 최원은 드디어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주인공이 살아나니까 드라마가 정말 한층 재밌어지는 느낌이었다. 극이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서 결말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이전과 같이 민폐가 아닌 모습을보여주면서 남은 이야기들이 한층 재밌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듯하였다. 이동욱은 비록 최원이 민폐캐릭터일때 조차 깔금한 연기를 선보여주었는데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나자 그 연기도 한층 부각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최원이 살아나면서 드라마는 막판 스퍼트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간 최원은 극의 중심인물인데 모든 문제를 다키우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전혀 개연성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였다. 지난주 방송에서 최원이 김치용에게 잡히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또 한숨을 짓게 만든 것인데 드디어 이 위기의 순간에서 최원이 주인공다운 기지를 발휘해주었다. 물론 최원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던 것은 천봉의 도움이지만 그래도 빠져나오기전 보여지는 최원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중전이 밀지를 전할때 쓰는 표식이 모란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이 그 표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용하는 모습은 이전의 그 민폐주인공이 맞나 싶었다. 김치용이 최원을 처리하려다가 밀지에 대해서 최원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는데 비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천봉이지만 천봉이 등장하지않았어도 최원이 충분히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변인물들의 도움만 받아가는 최원이 드디어 그러한 구조에서 벗어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점점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순간적 기지를 보여주는 모습에서나 도망치는 김치용을 잡고 그가 하는 거래제안을 거절하는 장면이나 최원은 이전과 달리 멋지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동욱의 안정된 연기가 캐릭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그려주지않았나 생각한다.


최원이 김치용의 거래를 거절하는 것도 사실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의 딸 최랑만을 생각하는 최원이 김치용의 거래를 받아들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확고히 결심을 해서 자신이 누명을 벗겠다고 하는 모습은 그 강렬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러한 최원의 결심이 송종호가 연기하는 이정환 아니 홍역귀, 그리고 임슬옹이 연기하는 이호까지 보다 멋있는 모습으로 사극특유의 묵직함을 키워주었다. 이호로 하여금 자신을 암살하고자 했던 인물들에게 강경하게 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홍역귀도 보다 본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가 있었는데 최원이 이전과 달리 주인공다운 줏대있는 모습을 보였기때문에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가듯이 다른 인물들도 한층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원이라는 인물이 부각이 안되다보니 전체적으로 주인공 측 인물들이 죽어버렸고 때문에 김치용과 같은 악역만이 이전까지 부각되었는데 최원 한명의 변화가 이전의 상황을 바꿀 수 있었고 보다 긴장감 넘치는 궁중암투를 지켜볼 수 있었다. 더이상 일방적이지않고 서로 주고받으며 머리싸움을 하는데 정말 천명이라는 드라마에 기대했던 장면들이 서서히 그려지면서 감탄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원은 기왕 변하기 시작한 상황이엇기에 그 매력적인 모습을 더이상 감추지않았다. 기껏 홍역귀와 이호가 김치용을 궁지로 몰았지만 중전일파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를 내밀었고 상황은 반전이 되고 말았다. 김치용이 풀려나고 홍역귀의 뺨을 툭툭 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울분을 참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때 최원이 딱 등장을 하였고 이때 보여지는 모습은 정말 더이상 최원을 민폐라고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민도생이 남긴 증거가 두개인데 그 중 하나가 김치용의 수결이 적힌 처방전이고 또 하나가 민도생의 자술서인데 이중 자술서를 최원이 되찾아서 홍역귀와 김치용 둘 앞에 딱 하고 제시한 것이엇다. 비록 김치용의 수결 같은 경우 꼼수를 통해서 넘어갈 수 잇었지만 자술서는 명백한 증거였고 절망하는 김치용의 표정은 정말 통쾌할 수 밖에 없었다. 누명을 또 못벗을 위기에서 주도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최원의 못브은 드디어 진자 주인공답다고 할 수 잇었고 그간 답답함을 느꼈던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진작부터 이랬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이전의 답답한 민폐 캐릭터가 구축이 되었기때문에 더 효과가 있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비록 여전히 천명의 시청률은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살아나면서 이제 드라마는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이동욱과 송지효 사이의 러브라인은 애매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러브라인에 집중하기보다 중심이야기에 확실하게 집중을 한다면 문제가 없을 듯하다. 애초에 드라마에서 이동욱과 송지효의 러브라인보다 강별과 송종호의 러브라인이 더 눈길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서 억지로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을 구성하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형태를 잘 유지해주길 바랄 뿐인데 이제 최원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상황에서 과연 이제 문정왕후나 김치용 일파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최원이 주인공 다운 연기를 보여주면서 드디어 이동욱의 연기도 빛을 발하는 것 같은데 아직 드라마가 보여줄 내용이 꽤 남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매력을 잘 살려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길 바래본다. 과연 최원은 오늘 방송에서 누명을 벗고 다음단계의 이야기로 전개될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음모에 휩싸이게 될지 궁금하데 그럼 오늘 방송을 기대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