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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백년의 유산

백년의 유산, 억지스럽고 뻔한 해피엔딩에도 빛난 방영자의 모습




드디어 어제 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종영을 했다. 물론 정말 예상 그대로의 반전이 없는 결말이었는데 통속극이라는 드라마가 가지는 한계일 수도 있었고 작가의 강박증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드라마가 시작하고서 끝나는 순간까지 단한번도 시청률 1위를 놓치지않을 만큼 드라마는 인기였는데 사실 백년의 유산이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박원숙이 연기하는 방영자라는 캐릭터가 존재했기때문이었다. 모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방영자라는 인물은 무척이나 색다르다고 할 수 있었고 방영자의 악행이나 여러가지 모습들은 백년의 유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마가 종영된 어제 방송에서도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해피엔딩에서 방영자도 분명 이전의 자신 집을 되찾고 얼핏보면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심이영이 연기하는 마홍주에게 잡혀살아야하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방영자가 비록 드라마에서 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그럼에도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잇었던 것은 드라마에서 상당히 웃기다고 할 수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였기때문이고 어제 보여진 모습들도 웃긴 방영자 다웠다. 만약 드라마에 박원숙이 없었으면 어땠을까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고 할 수 있었다.



방영자의 마지막 활약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전체적으로 드라마 결말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장 핵심은 아마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과 이정진이 연기하는 이세윤의 러브라인이었는데 정말 이 둘의 이야기는 뻔했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극적으로 만들려다보니 억지스러웟다. 일단 의식불명이었던 이세윤이 민채원의 지극한 간호 속에서 정신을 차리게 되는 것부터 놀라운 일이었다. 이세윤이 의식을 차리고 백설주와 양춘희는 서로 화해를 하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이세윤과 민채원의 결혼이라는 결말을 향해가고 있었다. 물론 이세윤은 사고의 결과로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였고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초촐한 결혼식에 등장을 했다. 민채원이 진정으로 이세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는 모습이기는 했는데 가장 인상적이어야했을 결혼식 장면은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민채원이 자신의 앞에서 서자 갑자기 이세윤이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것이엇다. 갑자기 마비가 풀려서 일어나는 모습은 정말 놀랍다고밖에 할말이 없었는데 의지의 이세윤이라고 표현을 해도 좋을 거 같았다. 심장정지가 왔지만 살았고 식물인간이 될 상황에서도 의식을 되찾았고 마비가 온 상황에서도 그 마비를 벗어나는 모습은 인간 기적이라 할만 했는데 너무나도 작위적이라 할 수 있는 이러한 모습들은 완벽한 해피엔딩을 만들고자 한 작가의 무리수인 것 같았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오다보니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더욱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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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드라마의 엔딩은 뭔가 억지스럽고 찝찝했지만 어제 방송이 재밌고 백년의 유산의 마무리답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방영자 가족의 이야기덕분이었다. 사실 방영자 가족의 이야기는 드라마에서 가장 탄탄하다고 할 수 잇을 정도로 개연성을 확보한 부분이엇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보다 더 개연성이 확보되었다는 것이 신기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토요일 방송된 49화에서 심이영이 연기하는 마홍주가 재등장하면서 방영자의 결말은 어찌될지 어느정도 예상이 되던 상황이었다. 김철규의 아이를 임신한 마홍주는 김철규에게 재결합을 하자고 이야기하는데 이혼할때 김철규가 어느정도 마음을 두고 배려를 했던 결과이기도 했다. 마홍주와 방영자의 재만남은 당연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는데 방영자는 당연히 마홍주에게 방영자 답게 더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모든 것을 잃었어도 성질은 없어지지않은 모습이었는데 정말 재밌는 모습은 바로 다음 장면이었다. 마홍주가 금룡푸드의 대표이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방영자는 태도를 싹 바꾸는데 정말 치사하고 뻔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변모가 무척이나 재밌는 것이 사실이었다 철저한 기회주의자인거 같고 속물이라 욕할 수 있었지만 호들갑을 떨면서 이전 며느리에게 잘하려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만 했다. 방영자는 정말 방영자라고 할만했다. 하루만에 싹 태도를 바꾸는 모습은 그간 방영자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마홍주에게도 그랬는데 그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방영자의 이야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홍주 덕분에 드디어 자신의 원래 집으로 돌아오면서였다. 방영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래쓰던 안방으로 향했는데 그 앞으로 딱하고 마홍주가 막아섰다. 갑을관계가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마홍주는 제대로 독설을 날렸는데 시청자들은 이순간 속이 시원해졌고 여기에 김철규가 등장했을때 마홍주가 방영자를 완전히 바보로 만들어버리면서 더욱 통쾌했다.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이지만 방영자는 뭔가 고난의 장면이 그려질만한 상황이엇고 이러한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 수밖에 없었다. 마홍주를 보는 방영자의 그 어이없다는 표정은 잊을 수가 없었는데 박원숙의 명품연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잘 그려지지않았나 생각한다. 방영자가 마홍주에게 시달리는 상황에서 민채원을 만나게 되고 드디어 진심으로 사과를 하는데 방영자가 사과를 하게 되는 모습이 진정한 드라마의 결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방영자로 시작해서 방영자로 끝나는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만큼 마지막 순간까지도 존재감은 대단했다. 애초에 이야기의 개연성도 방영자의 악행과 반성 쪽이 더 있었던 만큼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방영자의 성장드라마가 아니었나 생각도 해봄직하다.


마지막까지 박원숙은 방영자를 통해서 드라마를 살려주었다. 비록 드라마는 막장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어쨌든 가시적인 지표인 시청률에서 정말 확실한 성과를 보여준 만큼 마냥 비난만을 하기는 그렇다. 비록 주인공인 유진과 이정진의 존재감이 조연들에게 좀 밀린 부분이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든 마지막 순간 둘의 비쥬얼은 드라마를 화려하게 장식해주기도 했다. 사실 백년의 유산같은 통속극에 개연성같은 부분을 기대한다는 것이 애초에 무리한 부분일 수도 잇지만 그래도 백년의 유산이 후반에 너무 억지스러운 전개를 보였던 것은 정말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출생의 비밀에만 매달려서 드라마가 휘청휘청거렸는데 백년의 유산의 결과가 자칫 다른 드라마들도 일단 자극적이면 된다라는 착각을 가져오도록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백년의 유산이 막장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인기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방영자라는 걸출한 악역이 존재했기때문일 것이다. 방영자와 김철규, 김주리, 마홍주 이 네명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드라마를 상당히 재밌게 만들어주엇고 끝나는 순간까지 드라마를 볼 수 잇게 만들었다. 50회라는 대장정이 끝났는데 코믹이라는 요소를 잘 섞어넣었던 백년의 유산은 어쨌든 박원숙의 최고의 연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음주부터는 새로운 드라마 스캔들이 시작하는데 과연 백년의 유산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지 기대를 해보며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