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항상 들게 되는 생각은 과연 누가 가장 악인일까하는 생각이다. 누구하나 행복한 사람이 없고 누구 하나 나쁜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악역을 구분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갈등이 정말 강렬하고 주인공의 반대라는 위치로 악역의 존재감 부분은 드라마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드라마의 핵심인물 중 가장 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른다면 분명 박상민이 연기하는 장태하나 기태영이 연기하는 인물이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인물의 모습에서 조금은 재밌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김재원이 연기하는 은중이 가지고 있던 출생의 비밀이 완전히 표면에 드러나면서 그전까지 보인 양상과는 달라진 것인데 마치 장태하와 이전 장은중의 모습이 바뀐 것이 아닐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이상 기태영이 연기하는 인물은 동정보다는 분노를 시청자들이 느끼게 만들었는데 기태영의 연기가 점점 살아나서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해주지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김재원이 연기하는 은중은 드라마에서 개인의 갈등을 아주 극대화해주고 있는데 기태영의 경우 드라마에서 좀 더 큰 틀에서의 갈등을 구성하고 부각시켜준다고 할 수 있다. 기태영의 활약이 점차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어제 방송에서 가장 먼저 주목을 할 수 있던 부분은 하은중과 장은중이 새로운 삶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출생의 비밀때문에 그야말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었는데 하은중의 경우 어제 방송에서 드디어 장은중으로 살아갈 결심을 확고히했다. 그 본심은 매우 복잡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중요한 것은 형사 하은중에서 장태하 아들 장은중의 외형을 선택하고 그 역할 속에서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간 하은중으로 살아왔던 금만복에게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장은중으로 살아왔던 기억때문인지 갈피를 못잡던 금만복은 결심을 굳히고 새로운 구재인으로의 삶을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은 이전 장은중과의 완전한 결별이 아니라 그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지키고 되찾겠다는 생각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장태하의 아들이었던 인물과 아들이 된 인물 모두가 표면적으로 본다면 아버지의 말을 충실히 따르지만 그 안에서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뒤를 노리는 모습을 보이며 동상이몽이 주는 긴장감을 극대화한다고 할 수 있었다. 강주필의 조언을 듣고 장은중의 이름으로 되어있는 주식 등을 모조리 다시 자기 자신인 구재인에게 넘기는 부분은 인물 변화의 시작이었고 성격변화를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변모를 하면서 더이상 장은중 아니 구재인은 동정을 할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이 모두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것을 어떻게든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부각이 되어서 시청자들이 동정을 할 수 있었다. 가족사진을 들고가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모습등은 안쓰러웠는데 이것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더이상 자신의 것을 지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미 뺴앗긴 것을 되찾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엑 복수를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고 드라마에서 확실히 악역의 끝판왕이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장태하같은 경우 여전히 악독하지만 장은중에게 너무 쉽게 풀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또한 동정을 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서 독기만을 품고 장은중의 앞길을 가로막고자하는 구재인이 더 악역답다고 할 수 있었다. 개명신청을 하러 갔을때 찾아온 장태하를 웃으면서 맞이한 구재인이지만 구재인이 보여주는 표정등은 무척이나 의미심장했고 스캔들이라는 드라마에서 이제 갈등의 중심축은 장태하가 아닌 구재인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기태영은 장은중에서 금만복으로 그리고 금만복에서 구재인으로 변하는 인물의 모습을 정말 완벽히 살려주었고 본격적으로 대립이 그려지는 순간을 시청자들이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구재인이라는 인물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불쌍한 면모가 있기는 하다. 어쨌든 그는 자신의 잘못과는 관계 없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도둑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물질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남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이 20년 넘게 아버지로 생각했던 사람은 점차 진자 장은중에게 마음을 열고 구재인으로부터 장은중을 지켜내기 위해서 구재인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모두 비우라고 강요를 했다. 또한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윤화영은 진짜 장은중을 앞세워서 장태하와의 싸움을 시작하는데 그 싸움에 변호사인 자신을 끼워넣는 모습에서 절망감을 느낄 수만 했다. 하지만 구재인이 선택하는 길은 철저하게 개인의 욕망으로 연결이 되는 부분이었고 그렇기때문에 동정보다는 분노를 할만했다. 태하그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에서 구재인은 철저하게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더욱 무섭게 변모해가는데 이전과 같은 선한 면모를 볼 수 없고 변화가 주는 괴리가 워낙 커서 더욱 악역이 주는 무서움이 강조되는 것 같다. 기태영이 순간순간 구재인의 눈빛과 같은 부분을 통해서 음흉한 인물의 면모를 잘 살려주어서 시청자들은 더이상 구재인을 불쌍한 인물로 동정을 해서 드라마의 이야기에 이상하게 몰입되는 상황이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태하그룹을 둘러싼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스캔들이라는 드라마는 치열한 싸움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부모와 자식 사이의 정이라는 부분을 아주 잘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분명 한국드라마에서 재벌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어떻게 그려내는지에서 스캔들은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간의 복잡한 감정을 핵심으로 삼기때문에 시청자들이 한층 더 몰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스캔들이라는 드라마의 갈등은 박상민이 연기하는 장태하와 조재현이 연기하는 하명근의 사이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둘 중 누구가 파멸을 맞이할지는 지켜봐야할 듯하다. 분명 현재 큰틀에서 본다면 장태하를 모두 인물들이 노린다고 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하명근이 파멸에 이를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단 기태영과 김재원의 치열한 대립이 한동안 그려질 것 같은데 더욱 긴장감 넘치는 두뇌싸움을 기대해보고 다음주에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억지스러운 러브라인은 조금은 줄였으면 한다. 그러면 다음주 방송을 기다리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