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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메이퀸

메이퀸, 애절하였던 재희의 감정연기와 답이 없는 전개




메이퀸이라는 드라마는 무척이나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탄탄한거 같으면서도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줄때가 많고 그것을 겨우겨우 배우들이 연기로 잡아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어제 방송이 이러한 메이퀸의 문제점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방송은 이제 드라마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야기가 한층 고조되는 지점이었고 그러기 위한 장치들이 완성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악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던 장도현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복수를 위해 악마에 영혼을 판 박창희가 더욱 복수에 집착하는 모습, 거기에 강산의 몰락과 강산에 대한 천해주의 마음 등등 분명 드라마는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분명 나와야 했던 이야기들이고 시점도 딱 맞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전개 과정과 감정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단 정확히 집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이 인물들의 포지션일 것이다. 한지혜가 연기하는 천해주가 여주인공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손은서가 연기하는 장인화 같은 경우는 천해주와 대립 아닌 대립을 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과연 누가 남자주인공인가에 있을 것이다. 메이퀸의 남자 주인공은 김재원이 연기하는 강산이고 재희가 연기하는 박창희 같은 경우는 악역이다. 근데 이 포지션과 스토리는 전혀 맞지않는다고 할 수 있는데 어제 방송은 그야말로 강산은 없고 박창희만이 있었다. 재희의 연기는 분명 박창희의 그 애절한 마음을 잘 살려주기는 했는데 박창희와 천해주의 모습은 더 이상 아련하기보다는 짜증이 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사실 너무 끌어도 너무 끈다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해주와 박창희의 관계는 드라마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였다. 분기점으로 중요한 것이라고는 할 수 있었는데 메이퀸이 어느정도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보았을때 이러한 부분이 너무 오랫동안 이야기되기보다는 천해주와 강산의 새로운 이야기도 충분히 나와야하는 것인데 제작진은 그러지 않았다. 총 38부작인 드라마에서 이제 단 10회분만이 남았는데 강산과 천해주의 관계는 그저 밍숭맹숭 할뿐이다. 이제야 조금씩 조짐이 보인다 정도인데 문제는 천해주와 박창희 사이에 남아있는 부분이 너무나도 거대해서 새로운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되게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오랜 사랑이었으니까 당연히 여운이 남는 것이 당연하기는 한데 그것이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이고 그 느낌이 너무 오래 지속괴어서 이제는 짜증이 나는 지경이다. 헤어지는 과정도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헤어지고 나서 지금까지도 감정이 강하게 남아 있는 부분은 과연 남아있는 10회분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강산과 해주를 연결 시킬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되었다. 물론 박창희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와 동정할 수 있는 부분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과연 그것이 남주인공을 극에서 사라지게 한다음 부각시켜야할 정도로 중요한 것인지 궁금하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김재원이 연기하는 강산이 남자주인공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분량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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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에서 박창희와 손은서의 결혼은 분명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옛 연인이 하는 결혼식에 대해서 천해주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것도 납득은 된다. 하지만 너무 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복수를 위해 결혼을 하지만 여전히 해주를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박창희의 모습은 정말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철저하게 복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앞만 보고 달려온 박창희였기에 무서웠던 것인데 그런 박창희가 갑자기 결혼의 순간이 다가오자 옛 여자를 그리워하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라도 할 수 있었다. 감정의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박창희의 모습은 너무나도 뜬금이 없었다. 해주같은 경우야 그간 꾸준히 마음 한구석에 박창희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고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결별 이후 박창희는 그야말로 복수에 집착하는 괴물이었고 옛사랑의 기억을 완전히 지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중요한 시점이 오자 인물에 대한 동정이 가능하게 눈물을 보이는 것은 너무 뻔하다고 할 수 있었고 엉성한 스토리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결혼과 관련해서 여러 감정이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박창희의 내면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기도 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재원의 강산이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연기력 문제가 아닌 오직 스토리 흐름에 의해서 존재감을 상실해 버린 것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창희을 연기하는 재희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재희는 제작진이 망쳤다고 할 수 있는 스토리와 무관하게 어쨌든 시청자들이 박창희라는 인물을 동정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복수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악마의 길을 걷지만 그 안에 남아있는 그 인간으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줌으로 박창희가 독같은 악역이지만 장도현과는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비록 감정선이 짤렸다고 할 수 있지만 재희는 그 짤려버렸던 감정선을 다시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매정하게 해주를 밀어내던 그 순간부터 사라져있던 박창희의 여러 마음들이 한순간에 잘 형성되어 시청자들에게 새겨졌다고 할 수 있었다. 눈빛과 표정 모두가 완벽하였고 시청자는 박창희와 장인화의 결혼식이 슬프다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박창희 조차도 장도현에 의해 희생된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인데 제작진이 이상하게 꼬아버린 스토리를 그래도 재희가 나름 살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 과정이 너무나도 길었지만 분명 이런 박창희의 인간적인 면모는 드라마의 결말에서 해주와 강산이 창희를 용서하는데 개연성을 형성해주는 것이고 재희는 동정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살려준 것이다. 중간이 너무 질질 끌어서 문제였지 시청자들도 재희의 연기덕에 박창희에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한 18화에 나와야했던 이야기가 28화에 나와서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재 메이퀸은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때문에 여전히 재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토요일 방송에서는 김재원이 명연기를 통해서 시청자들의 눈물을 이끌었다면 일요일 방송에서는 재희가 불쌍한 악역의 면모를 살려주었다. 그렇지만 이런식으로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장편드라마인만큼 스토리가 살아야하는데 현재 메이퀸은 정말 애매하다고 할 수 있다. 중간 부분이 너무 질질 끌었던 느낌인데 부디 남은 방송에서는 빠른 전개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남아있는 방송이 단 10회인 상황에서 현재까지 벌려놓은 이야기들을 마무리하는 것도 큰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굳이 불필요한 부분에서 질질 끌다가 정작 필요한 부분은 생략해버리는 것은 드라마를 망치는 길이라고 본다. 분명 드라마의 중심은 주인공 커플들의 사랑과 이를 통한 장도현과의 갈등이 되어야하는데 과연 제작진이 다음주에는 정신을 차린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보여줄지 걱정이다. 너무 천해주와 박창희의 감정에 집중을 하다보니 앞으로 강산과 천해주의 러브라인이 형성되기 애매해져버렸는데 부디 이부분도 잘 해결해서 너무 무겁지 않은 좀더 밝은 드라마가 되엇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 방송을 기다리며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