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어처구니없는 형태로 큰 실망감을 주었던 드라마 메이퀸이 어제 방송에는 또 빠른전개로 다시 긴장감을 살려주었다. 기본적으로 토요일에 긴장감을 살리고 일요일에 루즈해지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극 후반부로 전개되면서 풀어야할 것이 많고 그러다보니 더이상 루즈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차 하나하나 마무리 된다는 느낌이고 그런만큼 계속 반복되는 형식이 이제 아닐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확실히 어제 방송은 더이상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안만들 것이라 확신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드디어 한지혜가 연기하는 천해주의 출생비밀이 이제 완전히 풀려나가는 듯하고 이제 좀 더 드라마의 본연적인 이야기에 집중이 될 듯하다. 천해주와 강산의 로맨스도 이제 좀 그려질거 같은 느낌인데 어제 방송에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것은 조연이라 할 수 있는 이훈이었다. 드라마에서 이훈이 그간 나름 비중도 있고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어제 방송은 이훈의 매력이 제대로 나타났고 드라마의 처졌던 분위기마저 반전시켜주었자. 양미경의 오열연기도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제만큼은 이훈이 연기하는 윤정우의 강렬하다가도 그 포근한 삼촌다운 느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이훈이 연기하는 윤정우는 드라마의 가장 큰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장도현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장도현이 보여주는 악역의 카리스마에 대항하는 카리스마를 꾸준히 보여주어왔다. 장도현의 악행들을 열심히 조사하고 이를 파헤치려는 모습은 검사만의 냉철함이 있었다. 강대평의 죽음과 관련해서 계속 조사를 하는 과정이나 천해주의 출생과 관련된 유전자 조사에 대해서 다시 조사 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긴장감을 살려주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얼굴 근육이나 모든 것을 준비한 상황에서 상대를 몰아세우는 모습은 극이 막장에 가까운 사랑이야기로 가득한 드라마의 분위기를 바꾸어주었다. 메이퀸이 드라마 초기에 인기를 얻었던 이유 증 하나가 바로 멜로와 복수극의 조합 속의 절묘한 긴장감이었는데 그것이 최근 들어 줄어들었는데 이훈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가 균형추를 단숨에 맞추어준 것이라 본다. 윤정우라는 인물이 단순히 드라마의 주변부인 인물이 아니라 모든 사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만큼 이훈의 연기는 중요한데 그간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연기를 해주다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어주어여야할때 확실하게 역할을 해주었다. 어제 방송의 상당량이 박창희와 장인화의 결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이는 박창희의 미련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이렇게 이제는 짜증 나는 내용으로 드라마가 가득 찼음에도 방송이 끝나고 머리 속에 기억이 남는 것은 윤정우의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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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 넘치는 연기만으로 이훈의 연기는 박수를 받을만 했다. 하지만 이부분보다 더 인상이 남는 것은 바로 삼촌의 모습이었다. 천해주가 가지고 있는 출생의 비밀을 알아채고 나서, 아니 그전부터 천해주에게 보여주는 윤정우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한 모습이 좀 더 어제 확실하게 보여졌는데 단순히 천해주의 앞에서가 아닌 적극적으로 조카의 친모를 찾아주는 모습에서 나타났다. 천륜이라고 할 수 있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살리려하는 윤정우의 모습이 나온 것인데 이 과정이 돋보일 수 있던 것은 윤정우와 이금희의 관계때문이다. 윤정우는 자신의 형의 부인이었다 장도현에게 간 이금희를 쉽게 용서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거기다 이금희의 과거가 윤정우가 용서를 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었는데 오직 자신의 조카인 즉 자신의 형의 딸인 천해주 아니 유진을 위하는 모습은 그 사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금희와 윤정우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이훈은 그 불편한 관계를 최대한 살려주면서도 동시에 그 어떤 일이라도 자신의 조카를 위해 하겠다는 윤정우의 감정을 아주 분명하게 살려주었다. 딱딱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 감정은 너무나도 따듯한 윤정우라는 인물은 오직 이훈이었기에 살지않았나 싶었는데 정말 이훈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왜 미처 몰랐나 아쉬울 따름이었다. 금보라와의 장면에서도 결코 가볍지않은 묵직함 속에 애절함을 담아내는데 정말 놀랍다고 밖에 할말이 없었다.
모든 사실을 알고나서 천해주를 찾으러가겠다고 하며 눈물을 보이고 천해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금희를 연기한 양미경의 연기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기나길었던 출생의 비밀이 마무리 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드라마의 커다란 관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는데 이장면들에서 말없이 천해주에게 전화를 걸어주고 그리고 모녀의 상봉을 멀리서 지켜보는 윤정우의 모습은 삼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살려주었다. 말없이 모든 감정을 살려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금희와 천해주의 상봉이 애절할 수 있던 것은 그것을 도와주고 성사시키고 그리고서 멀리서 지켜보는 윤정우라는 인물이 잇었기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윤정우의 노력이 없었다면 애절함은 덜했을 것인데 또한 이훈이 윤정우의 복잡한 심경을 살려내지 못했으면 애절함의 극이라 할 수 있던 이장면들은 완전히 망가졌을 것이다. 분명 화려하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이훈의 연기는 드라마의 근간을 형성해주고 드라마의 안정감을 주는 것이었다. 삼촌의 조카사랑이라는 것이 주는 감동이 드라마의 감정들을 한층 살리는 것인데 말 없이 그저 지켜보는 그 모습은 분명 우리가 삼촌들에게 받던 애정이었고 시청자들이 장면에 제대로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은 분명 해결되어야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너무 질질 끌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전개가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어제 출생의 비밀이 아주 깔끔하게 해결이 되어서 앞으로 좀 빠른 전개가 되지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남아있는 분량이 그리 많지않은 상황에서 천해주와 강산의 로맨스 그리고 강산의 재기 등 분명 아직 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다. 제작진은 여전히 박창희라는 인물에 미련을 가지고 인물이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가는데 이러한 부분보다는 다른 감정들에 충실하는게 필요할 것이다. 어제 방송이 호평을 받았던 것은 공감을 할 수 있는 감정들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살았기때문이다. 분명 메이퀸에서 배우들은 항상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연기들이 어처구니 없는 스토리에 의해서 빛을 못발하고 있던 것이 지난주 방송이었다. 사실 결말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드라마인 만큼 그 예상에 맞게 얼마나 감정이라는 것에 충실하고 그 인물들과 장면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이훈의 열연이 이상하게 꼬여가던 드라마의 방향을 틀어주었는데 부디 제작진이 이번 기회를 잘 살려서 드라마를 멀쩡하게 이끌었으면 좋겠다. 부디 남은 방송에서 스피드있는 전개로 긴장감을 잘 살려주길 바라고 오늘 방송에서 다시 루즈해지지않길 빌며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